마태복음의 저자 마태

1. 마태의 삶과 생애

1.1 출생과 가족 배경

마태는 알패오(Alphaeus)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원래 이름은 레위(Levi)였습니다. 그는 레위 지파의 후손으로, 유대교의 전통적인 종교 교육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성경 기록에 따르면, 그의 형제로는 같은 알패오의 아들인 야고보('작은 야고보'라고 불림)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같은 가문에서 두 명의 제자가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1.2 세리로서의 삶

마태는 갈릴리 가버나움에서 세관원으로 일했습니다. 가버나움은 갈릴리 바다 북서쪽에 위치한 중요한 상업 도시였으며, 헤롯 안티파스의 영토와 헤롯 빌립의 영토 경계에 있어 세관 업무가 활발했던 곳입니다. 이 직업을 통해 마태는 상당한 재산을 축적했을 것으로 보이며, 그리스어와 아람어를 모두 구사할 수 있는 교육받은 인물이었을 것입니다.

1.3 예수님의 부르심과 변화

마태복음 9장 9절과 마가복음 2장 14절, 누가복음 5장 27-28절은 마태가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는 장면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가버나움을 지나시다가 세관에 앉아 있는 마태를 보시고 "나를 따르라"고 말씀하시자, 마태는 즉시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습니다.

이 부르심에 대한 마태의 반응은 즉각적이고 결단력 있었습니다. 그는 안정적인 수입과 사회적 지위를 포기하고 예수님을 따르기로 결정했습니다. 이후 마태는 자신의 집에서 큰 잔치를 베풀어 예수님과 제자들, 그리고 많은 세리와 죄인들을 초대했습니다. 이는 그의 과거 삶과의 결별을 상징하는 동시에, 예수님의 복음이 사회의 소외계층에게도 열려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었습니다.

2. 마태의 죽음과 순교

2.1 역사적 기록들

마태의 죽음에 대한 구체적인 성경 기록은 없으나, 초기 교회의 전승과 교부들의 기록을 통해 그의 최후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양한 전승들이 존재하지만,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기록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2.2 선교 활동과 순교

전승에 따르면, 마태는 오순절 이후 약 15년간 예루살렘과 유대 지역에서 사역했습니다. 이 시기에 그는 히브리어(또는 아람어)로 복음서를 기록했다고 전해집니다. 이후 그는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먼 지역으로 떠났습니다.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전승에 따르면, 마태는 에티오피아(현재의 에티오피아가 아닌 나일강 상류 누비아 지역으로 추정)에서 선교 활동을 했습니다. 그곳에서 그는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웠으나, 현지 종교 지도자들과 정치 권력자들의 반대에 직면했습니다. 결국 그는 칼에 맞아 순교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2.3 순교의 의미

마태의 순교는 초기 기독교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세리라는 사회적으로 경멸받던 직업에서 시작하여 그리스도의 증인으로서 생명을 바친 그의 삶은 복음의 변화시키는 능력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또한 그의 이방인 선교는 초기 교회가 유대인 공동체를 넘어 전 세계로 확장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3. 마태의 신앙적 의미

3.1 변화된 삶의 증인

마태의 삶은 복음의 변화시키는 능력을 보여주는 탁월한 사례입니다. 그는 유대 사회에서 가장 경멸받던 계층에서 그리스도의 사도로 변화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다음과 같은 신앙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3.2 화해와 포용의 상징

마태가 자신의 집에서 베푼 잔치는 신학적으로 깊은 의미를 가집니다. 그는 예수님과 제자들을 자신의 과거 동료들인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초대했습니다. 이는 복음이 가져오는 화해와 포용의 정신을 구현한 것입니다.

이 사건을 통해 마태는 배타적이고 분리주의적인 유대교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공동체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그의 행동은 훗날 이방인 선교의 신학적 기초가 되었으며, 교회가 모든 민족과 계층을 포용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함을 시사했습니다.

3.3 제자도의 모범

마태의 제자도는 여러 면에서 모범적입니다. 그는 예수님의 부르심에 즉각적으로 응답했으며, 과거의 안정된 생활을 포기하고 불확실한 미래를 선택했습니다. 또한 그는 자신의 과거 경험과 능력을 복음 사역에 활용했습니다.

3.4 현대적 적용

마태의 삶은 현대 그리스도인들에게 여러 교훈을 제공합니다. 첫째, 어떤 과거도 하나님의 부르심을 가로막을 수 없다는 희망의 메시지입니다. 둘째, 진정한 회개는 삶의 전면적 변화를 동반한다는 것입니다. 셋째, 각자의 은사와 경험이 하나님 나라 확장에 귀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4. 제자들과의 관계

4.1 열두 제자 내에서의 위치

마태는 예수님의 열두 제자 중 한 명으로, 각 복음서의 제자 명단에서 일관되게 언급됩니다. 마태복음 10:2-4, 마가복음 3:16-19, 누가복음 6:13-16, 사도행전 1:13에서 그의 이름을 찾을 수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마태복음에서만 그를 "세리 마태"라고 소개하는데, 이는 저자의 겸손함과 과거에 대한 솔직함을 보여줍니다.

4.2 가족 관계: 알패오의 두 아들

성경 연구자들은 마태와 '작은 야고보'라고 불리는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가 형제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두 사람 모두 알패오를 아버지로 둔다는 기록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한 가정에서 두 명의 사도가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마태는 세리였던 반면, 야고보는 그런 직업에 종사했다는 기록이 없습니다. 이는 같은 가정에서도 서로 다른 길을 선택했던 형제들이 결국 예수님 안에서 하나가 되었음을 보여줍니다.

4.3 다른 제자들과의 역학관계

마태의 세리 배경은 다른 제자들과의 관계에서 독특한 위치를 만들어냈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열심당원 시몬과의 관계입니다. 시몬은 로마 제국에 대항하는 극렬한 반로마 저항 세력인 열심당 출신이었던 반면, 마태는 로마를 위해 일하는 세리였습니다. 이 두 사람은 정치적으로 정반대의 입장에 있었지만, 예수님 안에서 형제가 되었습니다.

4.4 공동체 내에서의 역할

마태는 제자 공동체 내에서 특별한 역할을 담당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의 문서 작성 능력과 조직적 사고는 초기 교회의 행정적 업무에 큰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또한 그는 유대교 전통과 헬레니즘 문화 모두에 익숙했기 때문에,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특히 마태가 베푼 잔치는 제자들이 처음으로 사회의 소외계층과 함께 식탁 교제를 나눈 중요한 사건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다른 제자들도 복음의 포용성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5. 마태복음의 특징

5.1 구조와 구성

마태복음은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많은 학자들은 이 복음서가 모세 오경을 모델로 한 5부 구조로 되어 있다고 봅니다. 각 부분은 예수님의 주요 설교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5.2 유대적 특징

마태복음은 명백히 유대인 독자들을 염두에 두고 기록되었습니다. 이는 여러 특징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족보의 강조: 아브라함과 다윗으로부터의 계보를 통해 예수님의 메시아적 자격을 증명
• '천국'이라는 표현: 하나님의 이름을 직접 부르는 것을 꺼리는 유대인의 관습을 반영
• 구약 인용의 빈번함: 약 60여 차례의 구약 인용과 암시
• 유대 관습의 설명 생략: 독자들이 이미 유대 문화에 익숙하다고 가정
• 모세 유형론: 예수님을 새로운 모세로 제시

5.3 구약 성취 주제

마태복음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예언-성취' 도식입니다. 마태는 예수님의 생애 전반에 걸쳐 구약의 예언들이 어떻게 성취되었는지를 체계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는 "이는 선지자로 하여금 말씀하신 바를 이루려 하심이라"는 공식을 통해 반복적으로 나타납니다.

5.4 교회론적 관심

마태복음은 '교회'(에클레시아)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유일한 복음서입니다(16:18, 18:17). 이는 마태가 교회 공동체의 형성과 운영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18장의 교회 공동체 설교는 초기 기독교 공동체의 갈등 해결과 징계 절차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을 제공합니다.

5.5 윤리적 강조

마태복음은 실천적 윤리에 큰 관심을 보입니다. 산상수훈(5-7장)을 통해 천국 백성의 삶의 원리를 제시하며, 행함이 있는 믿음을 강조합니다. "그러므로 열매로 그들을 알리라"(7:20)는 말씀은 이러한 윤리적 관심을 잘 보여줍니다.

5.6 종말론적 관점

마태복음 24-25장의 종말 설교는 신약성경에서 가장 상세한 종말론적 가르침을 담고 있습니다. 마태는 예수님의 재림과 최후 심판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를 통해 독자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준비된 삶을 살 것을 촉구합니다.

5.7 이방인 선교의 암시

비록 마태복음이 유대인을 주요 대상으로 하지만, 동시에 이방인 선교에 대한 중요한 암시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동방박사들의 경배(2장), 백부장의 믿음(8:5-13), 가나안 여인의 믿음(15:21-28), 그리고 대사명(28:19-20) 등은 모두 복음이 이방인들에게도 전해져야 함을 시사합니다.

결론

마태복음의 저자 마태는 사회의 가장 밑바닥에서 그리스도의 사도로 변화된 인물로서, 복음의 변화시키는 능력을 몸소 증명한 증인입니다. 세리라는 경멸받던 직업에서 시작하여 결국 순교자의 월계관을 쓴 그의 삶은 어떤 과거도 하나님의 은혜 앞에서는 장애가 될 수 없음을 보여줍니다.

그가 남긴 마태복음은 단순히 예수님의 생애를 기록한 것을 넘어서, 구약에서 신약으로 이어지는 하나님의 구원 계획의 연속성을 보여주는 신학적 걸작입니다. 유대인을 주요 대상으로 하면서도 모든 민족을 포용하는 보편적 복음의 메시지를 담고 있어, 오늘날까지도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마태의 삶과 그의 복음서는 현대 그리스도인들에게 중요한 교훈을 제공합니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부르심에 응답하는 용기,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포용의 정신, 그리고 자신의 은사와 경험을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헌신하는 자세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신앙의 모범입니다.